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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디지털교과서, 득인가 실인가

AI디지털교과서 정사각 섬네일

안녕하세요! 초등교사 놀이대장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교육계의 큰 화두인 AI디지털교과서에 대한 생각을 적어보려 합니다. 글을 작성하기 앞서서 저는 인공지능을 포함한 신문물에 관심이 많은 교사임을 먼저 알려드립니다. 저는 AI융합교육 석사 학위를 가지고 있으며, 교육부 주관 호남권 AI융합교육 리더 교원 연수를 담당했을 정도로 인공지능에 친화적인 입장을 가진 교사임을 밝힙니다.

사실 저는 11월 9일, 전남대학교에서 예정되어 있는 한국교육정보미디어학회와 한국교육공학회의 추계 학술대회에서 AI디지털교과서 관련 정책 토론자로 지명되었습니다. 다만 날짜가 아내의 둘째 출산 예정일 직후라 불참 의사를 밝힌 상태입니다. 할 말이 참 많은 정책인데, 시기가 어려워 참석하지 못해 상당히 아쉽습니다.

AI디지털교과서?

디지털교과서 뉴스

현 시점, 교육계에서 가장 뜨거운 화두라 생각합니다. 교육부에서는 AI디지털 교과서(AI Digital Textbook, AIDT)의 도입으로 새로운 시대의 교실 혁명을 이끌겠다고 밝혔습니다. 디지털 교과서의 주된 목적은 학생 맞춤형 기회 제공과 여러 학습 자료, 학습 지원을 하는 것입니다. 말하자면 인공지능을 활용해 학생을 분석하고 그에 따른 처방을 제공하겠다는 것입니다. 당장 내년인 2025년부터 현장에 바로 투입하겠다는 것이 교육부의 입장입니다.

장점

디지털교과서 섬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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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표면적으로 보이는 장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 1. 학생의 학습 데이터를 분석하여 학습자 맞춤형 학습을 지원한다.
  • 2. 실시간 피드백을 활용하여 학습의 효율성을 높인다.
  • 3. 바로바로 쉽게 볼 수 있는 영상 컨텐츠, 학습 자료들을 제공한다.

단점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저는 AI융합교육에 지극히 호의적인 사람임을 다시 한 번 밝힙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AI디지털교과서는 고려해야 할 문제가 참 많습니다. 단순한 문제부터 하나씩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디지털 격차

우리 교육계는 2020년, 정말 큰 일을 겪었습니다. 코로나19가 그것입니다. 그 시기에 많은 교사들이 한 입으로 했던 말이, 아이들의 디지털 격차가 엄청나게 크다는 것입니다. 디지털 기기 구비 상황도 다르고, 구글 및 네이버 계정 등을 생성 혹은 관리 하는 점에 있어서 격차가 엄청나게 크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기기를 잘 다룰 줄 몰라 제 시간에 원격 수업에 참석하지 못하는 경우도 허다했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해 그 격차가 강제적으로 좁혀졌다고는 하나, 여전히 아이들 사이에 격차가 존재합니다. 이러한 격차를 좁히기 위한 사전 준비 없이 AIDT가 도입된다면 이는 곧 교육 격차로 이어질 수 밖에 없습니다.

아이의 발달 단계

아이들은 성장해가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체득되어야 하는 것들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초등학교에 해당하는 구체적 조작기의 경우 그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손을 활용한 노작 활동을 통해 많은 것들을 학습해야 하는 시기입니다. 단순하게는 연필을 쥐고 바르게 글씨를 쓰는 것 부터 이를 통한 지능 발달까지 실질적인 활동을 하며 자연스럽게 학습하게 됩니다. 그런데 이 시기에 터치로 진행되는 수업, 영상으로 진행되는 수업 등으로 학습이 대체된다면 온전한 발달을 위한 다양한 단계를 건너뛰게 됩니다.

그래서 해외의 경우를 살펴보면 오히려 디지털 대신 다시 종이 책으로 교육 방식을 회귀시키는 경향을 보이고 있습니다. 종이 책을 활용하는 학습이 오히려 집중력을 높이고 학습 성과를 높이는데 도움이 된다는 여러 연구 결과가 나왔기 때문입니다.

자기 통제

어린 연령의 아동의 경우에는 자기 통제 능력이 부족합니다. 이는 발달 단계상 당연한 모습입니다. 이미 우리 아이들은 스마트폰 등 다양한 디지털 기기에 지나치게 노출되어 있습니다. 특히 게임이나 쇼츠, 릴스 등 짧고 강렬한 영상이 아이들이 소비하는 주된 컨텐츠들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디지털 기기를 쥐어주고 스스로 학습하기를 바란다는 것은 지나친 욕심입니다. 스스로를 충분히 통제할 수 있도록 지도하는 것이 먼저이며, 중고등학생 시기에나 자기 통제에 대한 교육이 이뤄진 후 AIDT를 적용하는 것이 실효성을 가질 것이라 생각합니다.

디지털 기기 노출 빈도 증가

지나친 디지털 기기 노출은 학생들의 인지 발달에 문제를 가져올 수 있다는 연구 결과들이 있습니다. 그런데 학교가 나서서 학생들에게 디지털 기기의 사용을 권하고 이를 학습에 전면적으로 도입한다는 것은 굉장히 위험한 발상입니다.

디지털교과서 단점
학습력의 고착화

수준별 학습이 이뤄진다는 것이 단순히 보기에는 좋아보일지 모르지만 사실 매우 조심해야 하는 부분입니다. AIDT는 학습자의 수준에 따른 문제들을 제시한다는 특징이 있는데, 이는 자칫 학생의 학습력을 고착화시키는 부작용을 나을 수 있습니다. 아직 학습력이 충분히 성장하지 못한 초등학생들의 경우 대부분의 학생들이 어려운 문제를 기피하는 경향을 보입니다. 이는 학업적 자기효능감과도 밀접한 연관이 있는 부분입니다. 특히 현재의 AIDT의 경우, 단순히 문제를 반복적으로 제시하는 수준으로, 학습자의 학습력 향상을 위한 장치는 매우 부족한 상태입니다. 공부를 못하는 학생은 계속 못하고, 공부를 잘하는 학생도 딱 그 수준에 계속 머무르기 좋은 상황이 될 것입니다.

비용

AIDT는 구독형으로 진행될 확률이 높아보입니다. 학생 1인당 1년 구독료가 10만원까지 언급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를 감당하기 위해서는 교과서 예산이 현행의 1.7배까지 증액되어야 합니다. 이렇게까지 증액하지 않으면 사실 출판사들이 사업에 뛰어들 이유가 없습니다. 교육부에서 강제적으로 ‘사업성’이 없는 일을 시킬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관리

현재 일부 학교를 제외하고 학교에 구비되어 있는 디지털 기기들은 그 수준이 매우 떨어집니다. AIDT의 특성상 학생 1인당 1태블릿이 구비되는 것이 효율적인데, 큰 학교의 경우 학생 수가 많아 이마저도 구비되어 있지 않은 경우가 있습니다. 또한 태블릿 분실 및 파손에 대한 대비책이 먼저 세워지지 않으면 이후 발생될 수 있는 사고들에 대해 대처가 어렵습니다. 따라서 관리를 위한 규정 및 지원책이 먼저 수립되어야 합니다. 추가적으로 디지털 기기를 보유하지 않은 학생에 대한 지원책 역시 필요합니다.

마치며

교직생활을 하며 질리도록 듣고, 또 질리도록 하고 다니는 말이 있습니다. ‘교육은 백년지대계다.’입니다. 교육은 멀리 봐야 합니다. 당장 눈 앞의 상황만을 따르다 보면 문제가 생길 수 있고, 이렇게 발생된 문제를 바로잡기 위해서는 정말 많은 시간이 필요합니다. 어떤 방식이 우리 학생들을 위한 일인지 더 깊은 고민과 연구가 이뤄졌으면 좋겠습니다. 놀이대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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