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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전교학생회 선거 공약과 필승 전략 (1)

안녕하세요! 놀이대장입니다.

벌써 올해를 마무리하는 12월입니다. 한 해 마무리는 잘 하고 계시는지요? 학교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겠지만, 학년 말이 다가오면 전교학생회 선거를 준비하는 곳들이 많이 있습니다. 저희 학교도 그 중 하나인데요, 이번 글에서는 어떤 공약들이 큰 인기를 얻었는지, 그리고 어떻게 해야 선거에서 승리할 수 있을지 간단히 서술해보려 합니다.

특히, 이 글은 선거에 출마하고자 하는 아이를 둔 부모님들께서 함께 보시길 권해드립니다.

저 역시 초등학교 5학년 때는 전교학생회 부회장을, 6학년 때는 전교학생회 회장을 했던 경험이 있습니다. 그것도 압도적인 표 차이로 승리한 경험이 있어요. 제가 다니던 초등학교는 전교생 2,000명 규모의 엄청난 학생 수를 자랑했던 곳으로, 당연히 후보출마학생도 많았습니다.

제가 5학년 부회장 선거에 출마했을 때는 저를 포함 7명의 후보자가 있었고, 6학년 전교 회장선거에 출마했을 때는 13명의 후보자가 출마했습니다. 그 수가 지금 어느 학교 선거에 비교해도 가히 압도적이리라 생각합니다. 특히 그 시절에는 학기별로 대표자를 뽑는 것이 아니라, 학년 단위로 뽑았기 때문에 그 경쟁이 더욱 치열했지요.

우선 결과부터 말하자면 두 선거 모두 혼자서 절반 이상의 표를 획득하며 당선되었습니다. 그 뒤로도 중학교 전교 회장, 공부에 매진했던 고등학교에선 선거에 출마하지 않았고(학년장만 했습니다.), 대학교에 다니던 시절에는 총학생회 대표자를 했습니다. 자랑처럼 보일 수 있지만, 그 만큼 필승 전략을 잘 알고 있음을 말씀드리고 싶었습니다.

저는 현재 초등교사로, 학생자치만 8년을 지도하며 총 16번의 선거를 진행했습니다.

여튼, 초등학교 전교학생회 임원 선거에서 어떤 공약이 먹히는지,

그리고 어떻게 하면 이길 수 있는지, 그 필승 전략을 서술해보고자 합니다.

1. 전교학생회 선거, 꼼수는 없다?

대단한 비법이 “짠!”하고 나타나길 바라셨다가 소제목을 보시고 실망하셨나요? 하지만 가장 먼저 갖춰야 할 것은 마음가짐입니다. 꼼수로, 혹은 번지르르한 공약으로 유권자를 현혹시킬 생각부터 하셨다면 그 생각부터 버리셔야 합니다.

진심으로 아이들에게 다가가야 합니다. 요즘 아이들은 충분히 똑똑해서 표를 얻기 위한 ‘포퓰리즘‘인지 아닌지 충분히 구분해냅니다. 따라서, 진정으로 봉사할 준비가 되었는지 스스로 질문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러한 진심은 무조건 통하게 되어 있습니다.

전교학생회 선거

여기, 늑대 무리가 이동하고 있습니다. 이 무리의 리더는 어떤 늑대일까요? 바로 맨 뒤에서 오는 늑대가 우두머리입니다. 맨 앞에는 나이가 들었지만 경험이 많은 늑대들이 섭니다. 그 바로 뒤에는 젊고 전투력이 뛰어난 늑대들입니다. 가운데는 보호 받아야 할 어린 늑대와 암컷들입니다. 그 뒤의 무리는 마찬가지로 전투력이 뛰어난 늑대들이 서게 됩니다. 그리고 맨 마지막, 우두머리입니다.

늑대의 리더십은 챙김과 보호, 그리고 적재적소에 사람을 쓰는 노련함입니다. 자기가 잘났다고 앞서는 것이 아니라, 뒤에서 묵묵히 서서 다른 늑대들을 상황에 맞게 배치하고, 그 역할을 충분히 해낼 수 있도록 돕는 자입니다. 저는 사람들 사이의 리더도 그러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전교학생회 선거

연예계를 보자면 대표적인 인물이 유재석입니다. 유재석은 본인 역시 충분히 스트라이커의 기질을 가진 사람입니다. 무한도전에서 박명수와 역할을 바꿨을 때를 생각해보시면 대번에 이해하실 것입니다. 하지만 본인이 전면으로 나서는 것이 아니라, 다른 인물들이 빛을 볼 수 있도록 길을 트고 받쳐주는 역할을 잘 합니다. 그래서 저는 유재석이 롱런을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역마다의 차이는 분명히 존재하겠지만, 요즘 초등학교 선거에서도 이러한 부드러운 리더십과 카리스마가 빛을 보는 편입니다. 하지만 이게 언제나 정답일 수는 없습니다. 리더십의 종류는 매우 다양하니까요. 자기가 조직 전체의 멱살을 잡고 끌고 가는 강력한 리더십도 있습니다. 자기가 가진 리더십은 어떤 색깔인지 파악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것은 이후에 선거를 준비하는 과정에 있어서 아주 큰 힘을 발휘할 것입니다.

리더십의 종류는 다양하나, 한 가지 공통점은 있습니다. 주변에 사람이 많다는 것입니다. 스스로를 살펴보세요. 주변에 사람이 모이는지, 어떻게 하면 내 주변에 사람이 모일 수 있을지 고민해봐야 합니다. 그리고 주변에 사람이 없다면, 나에게 무슨 문제가 있는지 파악해야 합니다.

2. 공약보다는 사람이 중요하다.

선거를 준비하며 가장 먼저 해야 할 것은 사람을 모으는 일입니다. 저 역시 리더십에 대한 가치관을 정립한 후에 그것을 가장 먼저 했습니다. 내 주변에서 좋은 사람을 모아야 합니다. 명심하실 것은 ‘친한’사람을 모으는 것이 아니라 ‘좋은’사람을 모아야 합니다.

저는 아이들을 가르칠 때 항상 코끼리처럼 자라라고 합니다. 맹수의 왕을 사자라고들 말하지만, 사실 진짜 왕은 코끼리입니다. 동물의 왕국이나 기타 여러 다큐멘터리를 보신 분들이라면 아실 것입니다. 사자 한 무리가 달려들어도, 성체 수컷 코끼리 한 마리조차 잡아낼 수 없습니다.

전교학생회 선

코끼리는 초식동물입니다. 주변에 해를 끼치거나, 소란을 일으키며 자신의 존재를 뽐내는 유형의 동물이 아닙니다. 하지만 실질적인 강력함과 영향력은 엄청나지요. 까불고 나대서 인기가 좋은 것‘처럼’ 보이는 사람이 아니라 묵묵히 자기 할 일을 하고, 아이들 사이에서도 평판이 좋은 사람이 되라 합니다. 코끼리는 적이 없습니다.

선거를 준비할 때는 이런 코끼리들을 중심으로 포섭해야 합니다. 무리를 만들어 다니는 아이들은 피하는게 좋습니다. 무리를 지었다는 것은 필히 적이 있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런 아이들을 모아 팀을 꾸리면 무너지기 쉽습니다.

남자인 저의 경우에는 ‘여자 코끼리들’을 포섭하기 위해 정말 노력을 많이 했습니다. 남자 아이들이야 제가 끌어올 수 있었기 때문에, 여자 아이들 표를 끌어올 수 있는 여자 친구들이 필요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다보니 선거 운동을 위한 팀이 완성되었을 때, 대부분이 여자 친구들이었습니다.

이 코끼리들은 아무나 따르지 않습니다. 앞서 밝힌 것 처럼, 아마도 올바른 리더십을 가지지 못한 사람이라면 코끼리들을 섭외하는 것에서 부터 문제가 생기기 시작할 것입니다. 따라서 선거를 준비하기 위해 스스로를 되돌아보고 고민하는 시간이 필히 필요할 것입니다.

3. 공약은 어떻게 만들까?

공약을 만들 때는 정말 고민을 많이 해야 합니다. 특히 6학년 때 회장 선거 출마를 염두하고 있으면서, 현재 5학년 전교학생회 부회장 선거를 준비하는 사람이라면 더욱 그렇습니다. 5학년 부회장 선거를 잘 넘기면 회장 선거가 무척 쉬워지거든요.

[ 공약 꿀팁 1번. 공약을 만들 때는 문화에 집중하라. ]

좋은 공약은 흔적을 남깁니다. 예를 들어 저의 경우를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제가 초등학교에 다니던 때에는 토요일까지 학교에 등교를 했습니다. 다들 아시는 것처럼 당시 토요일은 보통 4교시만 하고 하교를 했기 때문에, 수업의 양이 많지 않았습니다. 저는 그 점을 노렸고요.

제가 5학년 부회장 선거에 메인 공약으로 내세운 것은 ‘책가방 없는 날’이었습니다. 토요일에는 책가방 없이 학교에 등교를 하도록 했던 것이지요. 수업이 짧았던 터라 가능했던 공약입니다. 지금의 초등학교에서는 쓸 수 없는 공약이겠지요.

여튼 그 공약은 많은 학생들의 큰 공감을 얻었습니다. 그리고 당선이 되었고, 학교의 문화를 바꾸게 됩니다. 그 공약을 이행하기 위해서 교무실을 몇 번이나 갔는지 기억도 잘 나지 않습니다. 중요한 것은 그 문화라는 단어입니다. 일회성으로 넘어가는 행사가 아니라 문화를 노려야 합니다.

일회성 행사는 잊혀지지만, 문화가 된 공약은 흔적을 남기고 기억을 남깁니다. 그리고 유권자들에게 남은 그 기억은 다음 선거에서 아주 강력한 무기로 다시 돌아오게 됩니다.

예를 들어 벽화의 경우가 그렇습니다. 제가 근무한 학교들에는 모두 현재 학생들이 그린 벽화가 그려져 있습니다. 모두 제가 학생자치를 맡은 이후에 그려진 것들입니다. 이전 학교를 떠나온지 벌써 4년이나 되었는데, 그 벽화는 아직도 그대로 남아있습니다. 공약 사업이었던 벽화가 흔적으로 남았고, 그 공약을 냈던 아이는 다음 선거에서 또 당선이 되었습니다.

아래 섬네일을 누르시면 제가 지도해온 학생자치의 성장 과정을 보실 수 있습니다.

전교학생회 선거

[ 공약 꿀팁 2번. 일회성 사업은 메인 공약이 될 수 없다. ]

그러면 피해야 할 공약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아까 앞서 말했던 한 번만 하고 버려질 공약은 썩 좋은 공약이 아닙니다. 물론 메인 공약이 있고, 그 외에 도와주는 공약으로 내세울 수 있겠지만, 일회성 사업은 절대 메인 공약으로 세울 수 없습니다.

[ 공약 꿀팁 3번. 어른들의 도움이 필요한 공약은 피해라. ]

절대 어른들의 도움이 필요한 공약은 세우시면 안됩니다. 학부모나 선생님 모두 포함입니다. 실제로 어른들의 도움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공약들은 이행 확률이 엄청나게 낮습니다. 그리고 그것은 유권자인 학생들도 잘 알고 있습니다. 따라서 ‘나의 힘’으로 지킬 수 있는, 혹은 ‘나와 친구들의 힘’으로 지킬 수 있는 공약을 떠올려야 합니다.

그리고 어른들의 손으로 어찌저찌 지켜졌다 하더라도, 그러한 공약은 절대 학생들의 문화가 될 수 없습니다. 소소하고 별볼일 없더라도 아이들의 손으로 만들고 지켜진 공약이 더욱 강력한 힘을 얻습니다.

좋은 공약을 만드는 것은 절대 쉽지 않습니다. 그러나 초등학교 전교학생회 선거에서는 이러한 세 가지만 피해도 정말 좋은 공약이 나올 수 있으며, 그 공약은 다른 후보자들과의 차별점을 만들어줍니다. 필히 세 가지는 지키려고 노력을 해보시기 바랍니다.


다음 글에서 다룰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 선거 운동을 어떻게 준비해야 유리할까?
  • 연설은 어떻게 준비해야 승리할까?
  • 선거 운동 숨겨진 꿀팁!
  • 다음 선거를 위한 중요 사항?

전교학생회 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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