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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교사가 알려주는 초등학교 입학 준비 – 학습편

안녕하세요! 초등교사 놀이대장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지난 글에 이어서 입학을 준비하시는 학부모님들과 우리 아이들을 위한 팁을 적어보려 합니다. 지난 글에서는 기본 생활, 식생활, 학부모 꿀팁 등 생활 전반에 걸친 내용을 정리해드렸습니다. 혹시 이전 글을 보지 않으신 분들은 아래 섬네일을 누르시고 이전 글부터 보고 오시길 추천드립니다.

초등학교 입학 준비 학습편

이번 글에서는 입학 준비학습 전반에 걸친 내용을 정리해드리려 합니다. 초등교사이기에 현장에서 직접 본 내용을 정리하여 안내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천천히 읽어 내려가시면서 하나씩 아이와 체크해보시길 추천드립니다.

1. 입학준비 – 학습 습관

앉아 있기

가장 기본이 되는 학습 습관입니다. 초등학교 수업은 40분씩 진행됩니다. 하지만 저학년 수업을 직접 맡아보면 아이들의 집중력은 채 10분을 가지 못합니다. 어찌보면 학습보다는 앉아있는 습관 자체가 아이들에게는 도전인 상황입니다. 앉아서 무엇인가 과업을 해내는 시간을 조금씩 늘려보세요. 3분, 5분, 10분 등 여러 단계에 나눠 연습이 필요합니다. 입학 전에는 20분을 목표로 연습해보시길 추천드립니다.

경청하기

아이들이 정말 힘들어하는 부분 중 하나입니다. 수업선생님의 말씀을 잘 듣는 일, 그리고 친구의 발표를 잘 듣는 일은 매우 중요한 능력입니다. 당연하게도 기본적으로 아이들은 자기중심적으로 사고를 하기 때문에, 자기가 생각난 이야기와 다른 사람이 한 이야기가 다르면 자기 생각을 이야기하고 싶어 합니다. 전혀 이상하지는 않지요.

초등학교 입학 준비 학습편

하지만 학교 생활에서는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것 보다 남의 이야기에 경청할 수 있는 능력이 더 큰 힘을 발휘합니다. 학습적인 부분 뿐만 아니라 교우 관계에서 더 큰 힘을 갖습니다. 우선은 남의 이야기를 끝까지 다 듣고 나서 자신의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습관과 태도가 필요합니다.

2. 입학준비 – 교과별 학습 팁

국어

국어 교과에서 가장 기본적인 것은 아이들의 한글입니다. 초등학교 1학년 교육과정에는 한글 교육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직접 집에서 아이와 한글 수업을 해보신 분들은 잘 아실겁니다. 언어라는 것은 개인에 따라서 습득되는 속도가 매우 다릅니다. 따라서 입학 이전에 한글을 읽는 연습만 해두더라도 학교 수업을 따라가는데 큰 도움을 받습니다. 독서가 병행이 된다면 더할나위 없이 좋습니다.

만약 가정에서 한글을 가르치기가 너무 부담스럽다면, 최소한 아이가 자기 이름은 읽고 쓸 수 있도록 지도하시기를 추천드립니다. 입학 초기에는 이름을 써야 할 곳도 많고, 자기에게 주어진 사물함이나 신발장 등에는 아이의 이름이 적혀있습니다. 이름을 읽고 쓸 줄만 알아도 많은 부분에 있어서 도움을 받습니다.

초등학교 입학 준비 학습편

만약 위에 두 가지 내용보다 조금 더 챙기고 싶으시다면 8칸짜리 노트를 한 권 사서 글씨 쓰는 연습을 하면 좋습니다. 글씨를 균형있게 쓰는 연습과 동시에 소근육 발달을 노려볼 수 있습니다. 맞춤법은 덤이고요.

단, 입학 이전에는 아이의 맞춤법에 지나치게 신경쓰지는 않으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분명 개인차는 있겠지만, 맞춤법에 너무 집중하게 되면 글씨 쓰는 것 자체에 대한 거부감이 생기거나 잘 모르는 글씨는 피해서 쓰게 되는 결과를 가져오기도 합니다. 맞춤법은 꾸준한 독서와 학습 중에서 자연히 교정되는 경우도 많으니 너무 걱정하지는 않으셔도 좋습니다.

1학년 1학기에는 한글 자체에 대한 교육이 중심이 되며, 2학기에는 문장을 구성하는 연습과 동시에 맞춤법을 공부하게 됩니다. 따라서 글씨를 쓰는 연습이 어느 정도 되었다면 문장을 쓰는 연습까지 도전해보시는 것도 좋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수학

수의 개념은 확실히 잡아둬야 합니다. 수는 ‘개념’으로, 개인마다 습득하는 속도가 다른 편입니다. 1학년 1학기에는 9까지의 수, 간단한 덧셈과 뺄셈을 다룹니다. 수의 개념이 잘 잡혀있지 않으면 교육과정을 이해하기가 다소 어려울 수 있습니다.

통합교과

통합교과라는 말이 어색하실 수 있습니다. 아마도 지금 부모님 세대에는 ‘바른 생활, 슬기로운 생활, 즐거운 생활’이 더욱 익숙하실 것입니다. 통합교과는 과거의 이 세 과목이 합해진 것으로, 요즘에는 ‘봄, 여름, 가을, 겨울’ 네 계절의 책으로 수업을 합니다. 음악, 미술, 체육 등 예체능이 중심이 되는 교과라고 보시면 됩니다.

여러분의 학창시절을 생각해보면, 어떤 학생이 학교에서 인기가 많았나요? 공부를 잘하는 학생? 아닙니다. 예체능에 소질이 있는 학생들이 인기가 많았습니다. 이 통합교과를 준비하는 과정은 우리 아이를 준비된 ‘인싸’로 만드는 과정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우선 미술쪽을 살펴보면 가위질이 있습니다. 가위질은 연습이 충분하지 않으면 심지어 초등학교 고학년이 되어서도 어려움을 느끼는 학생들이 있습니다. 가위를 쥔 손, 그리고 종이를 잡아줘야 하는 손의 협응력이 필요한 나름 고급 기술입니다. 시중에 어린이용 안전가위가 판매 중이니 연습을 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초등학교 입학 준비 학습편

그리고 색칠 연습이 필요합니다. 저학년은 보통 색연필과 사인펜으로 색칠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른 미술 교구에 비해서는 사용이 매우 쉬운 편입니다. 아이들과 색칠을 꼼꼼하게 하는 연습을 해보세요. 색칠만 꼼꼼하게 해도 작품의 퀄리티가 많이 올라갑니다.

체육쪽을 살펴보겠습니다. 2024년 2학년부터 순차적으로 적용되는 ‘2022 개정교육과정’에서는 초등학교 1~2학년의 신체활동이 크게 늘어납니다. 현장에 완전히 적용되는 시기는 2025년으로, 현재 초등학교 1~2학년에 걸쳐 80시간이 배정되어 있던 것이 144시간으로 크게 늘어납니다. 거의 2배에 달하는 시간입니다. 그만큼 학교에서 신체활동을 하는 시간이 늘어나게 될 예정입니다.

학교에서 보면 해가 갈수록 아이들의 신체 능력이 떨어진다는게 눈에 보입니다. 기초 체력과 신체 능력이 모두 그렇습니다. 특히 코로나 이후로 도드라지게 보이는 것 같습니다. 실제 정부에서 발표한 통계자료를 봐도 그렇습니다.

초등학교 입학 준비 학습편

입학 이전에는 정말 기초적인 연습을 해보면 좋습니다. 달리기, 공 주고받기, 굴러오는 공 잡기, 줄넘기, 훌라후프 등 기초적인 신체 능력이 필요한 연습을 해보시기 바랍니다. 학교 신체활동 시간에 큰 도움을 받을 것입니다.

3. 입학준비 – 학부모 Tip!

교과서 구입

여분의 교과서를 한 세트 구입해두시면 좋습니다. 인터넷으로도 쉽게 구입이 가능합니다. 실제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수학 시간에 숙제가 있었습니다. 알림장에도 잘 썼고 학부모님께서 확인도 하셨습니다. 그런데 수학 교과서를 학교에 두고 온 경우. 꽤 많이 발생합니다.

또한 여분의 교과서는 밑에서 추가적으로 서술할 ‘복습’을 위한 것입니다. 명심하세요. ‘예습’이 아니고 ‘복습’입니다. 복습이 중요한 이유는 바로 밑에서 더 적어보겠습니다.

예습보다는 복습

예전에 재미있는 설문이 있었습니다. 서울대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요. 8년에 걸쳐 서울대학생 3천 명을 대상으로 예습과 복습 중 어느 쪽에 치중하여 공부했는지 물었습니다. 응답자의 80% 이상이 ‘복습’에 치중한다고 답했습니다.

특히 그들의 학습 패턴은 방학에 도드라졌는데, 남들이 선행 학습을 하고 있을 때 자신은 지난 학기 내용을 복습하고 있었다고 답했습니다. 이러한 그들의 대답은 사실 매우 과학적인 내용을 기반으로 하고 있습니다.

독일의 유명 심리학자인 헤르만 에빙하우스는 그의 연구에서 ‘망각곡선’이라는 개념을 도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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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프를 잠시 살펴보겠습니다. 학습이 이뤄진 후 20분 내에 살아남은 지식은 58.2%입니다. 1시간이 지나면 44.2%, 6일이 지나면 25.4%만이 살아남습니다. 아래는 EBS에서 방영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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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습이 있은 후, 복습이 진행되면 기억은 다시 100%에 가깝게 올라가며, 이후 다시 망각이 시작되는 시점에 다시 복습을 하는 경우에는 망각되는 속도가 늦춰지는 것을 보실 수 있습니다.

선행 학습은 독

대단치 않지만 저는 나름 고등학교 시절에 전국 상위 1%를 기록했던 학생이었습니다. 전교 석차 1등으로 고등학교를 졸업했습니다. 저는 영어 파닉스 학습을 위해 초등학교 때 영어 학원 1~2달, 고등학교 3학년 시절 수학 학원 주말반 1달이 사교육의 전부입니다.

시작은 변변치 않았습니다. 초등학교 시절에는 반에서 중간 정도 하는 성적이었고, 중학교 때는 반에서 1~2등을 하던 학생입니다. 혼자만의 학습으로 성적이 꾸준히 천천히 올라간 케이스입니다. 그래도 나름 어디에서 공부 못했다는 소리는 못 들었던 사람입니다.

저는 초등학교 시절에 이뤄지는 선행 학습은 독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는 아이들의 인식 발달 단계에 따른 것입니다. 선행 학습이 이뤄진 아이들은 보통 문제를 쉽게 풀어냅니다. 그리고 ‘다 알고 있구나.’라는 착각에 빠지게 됩니다.

‘1 + 2 = 3’이라는 문제가 있다고 해봅시다. 아마 선행 학습을 한 학생들은 정말 쉽게 풀어낼 것입니다. 그런데 놓친 것이 있습니다. 과연 아이는 ‘왜?’를 알고 있을까요? 학습은 문제를 푸는 방법이 아니라 문제를 풀어내는 역량에 집중해야 합니다.

현재 대한민국 사교육은 선행 학습에 열을 올립니다. 왜냐하면 그래야 장사가 잘 되거든요. 학원은 학부모의 아이에 대한 애정을 불안감으로 이용합니다.

‘어머님. 다른 애들은 다 선행 학습으로 치고 올라가는데, 혼자 뒤쳐지면 되겠어요?’

학습 역량을 기르기 위해서는 ‘모르는 것’에 집중해야 합니다. 하지만 선행 학습으로 미리 안다고 ‘착각’하게 된 학생은 자신이 잘 모르는 것에 집중하지 못합니다. 그렇게 어느 순간에 무너지게 됩니다. 학원도 열심히 보냈고, 초등학교 중학교 때는 공부도 나름 잘했는데 고등학생이 되니 고꾸라지는 학생. 본 적 없으신지요? 스스로 학습할 힘을 갖지 못한 학생은 결국 그렇게 됩니다.

예습이 아니라 복습에 집중하셔야 합니다. 초등학교 1학년 수준이라면, 하루에 학교에서 배운 내용을 집에서 복습하는데 30분 정도면 충분합니다. 복습하는, 학습하는 습관 형성에 집중하시고 꾸준함을 기를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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