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녕하세요! 초등교사 놀이대장입니다. 2024학년도 교육과정이 대부분의 학교에서 마무리되는 시점입니다. 학교마다 차이가 있겠지만 이 시기부터 겨울방학까지 선생님들께서 꼭 하시는 업무 중 하나가 바로 학생들의 반배정입니다. 한 학년에 한 반만 있는 경우에는 따로 하지 않겠지만, 규모가 나름 있는 학교라면 반 배정은 꼭 하게 됩니다. 이번 글에서는 초등학교 선생님들께서 다음 학년의 반을 어떻게 구성하는지 알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본격적인 시작에 앞서 알려드릴 것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새로운 담임 선생님’은 어떻게 정해질까요? 이건 마찬가지로 학교마다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아마도 큰 틀에서는 비슷할 것 같습니다. 아래 짧은 이야기를 예시로 어떻게 담임 선생님이 정해지는지 알려드리겠습니다.

오늘은 2025년 2월 말, 방학 중이지만 선생님들께서 모두 모이는 새학년 준비기간입니다.
교장, 교감, 여러 선생님들의 오랜 회의로 각 학년 담임 선생님은 정해져 있습니다.
다만 누가 어떤 반을 맡을지는 모릅니다.
이번 3학년은 총 세 개 반입니다. 담임선생님은 유비, 관우, 장비 선생님입니다.
작년 2024학년도 2학년 선생님들께서 미리 만들어두신 반 배정표가 들어있는 봉투 세 개가 있습니다.
각 봉투에는 1반, 2반, 3반이라고 적혀 있습니다.
세 명의 선생님들께서 마음에 드는 봉투를 한 개씩 나눠 갖습니다.
각자 봉투를 열어 자기 반 학생들을 확인합니다.
각 반과 담임교사가 결정되면 학교 홈페이지 등을 통해 공고됩니다.
다시 말씀드립니다만 학교의 상황마다 차이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그냥 저렇게 진행되기도 하는구나! 하시면 되겠습니다. 그럼 본격적으로 선생님들께서 반 배정을 어떻게 하는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목차
반배정 기준
반 배정은 여러 기준을 모두 한 번에 고려하여 진행하게 됩니다. 저는 전교생 850명 규모의 나름 큰 학교에서 4년간 근무를 한 경험이 있습니다. 학년당 거의 150명 규모라 반 배정을 하는데 오랜 시간이 걸렸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선생님들께서 그냥 자동 프로그램 같은 것으로 휙휙 돌려서 아무렇게나 만든 것이 아님을 꼭 알아주셨으면 합니다.
반 배정의 궁극적인 목표는 밸런스입니다.
성비

아주 쉬운 내용입니다. 각 반별로 성비가 얼추 맞도록 설정합니다. 학급에서 이뤄지는 여러 활동을 위해 일정 성별의 비율이 과도한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성비를 고려해 반을 구성합니다. 특히 반 구성을 어렵게 하는 것은 여학생들입니다.
다들 아시겠지만 초등학교부터 정말 흔하게 ‘여학생들의 무리짓기’가 시작됩니다. 조금 심한 경우 ‘내 편, 네 편’을 나눠 서로 적대시하는 ‘편가르기’도 정말 많이 봤습니다. 이런 것을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서라도 성비가 정말 중요합니다.
학습 수준

배정 기준 중 쉬운 내용입니다. 눈으로 쉽게 보이기도 하고, 한 해 동안 교육과정을 운영하며 실시되는 과정중심평가(a.k.a수행평가)이 있기 때문에 가장 명확합니다. 또한 아무래도 선생님들께서 하시는 일 중에 가장 큰 축을 차지하는게 가르치는 일이라 나누기가 가장 수월합니다. 선생님들을 머리 아프게 할 사항은 아닙니다. 각 반의 학습 수준이 서로 얼추 비슷하게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특수한 상황?

고려해야 하는 특수한 상황들이 있습니다. 예시는 다음과 같습니다.
1. 특수 교육 대상 학생이 있는 경우에는 한 반으로 몰리지 않도록 한다.
2. 이전 학년에 학교 폭력 문제가 있었던 학생(가해자, 피해자)끼리는 붙이지 않는다.
3. 쌍둥이의 경우에는 자체적인 회의, 학부모의 요청 등을 고려하여 배정한다.
이 외에도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상황을 고려하게 됩니다.
관계&시너지

정말! 가장! 머리 아픈 내용입니다. 고려해볼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 친한 친구 한 명은 꼭 붙여주려고 노력합니다. 특히 여학생들은 더더욱 그렇습니다. 그래서 반을 구성할 때 혹시나 혼자 다니게 되지는 않을지를 고민하게 됩니다. 그래서 반을 구성해 놓고도 이 교우 관계 때문에 반 배정 대공사가 시작됩니다.
- 원수지간으로 지내는 학생들을 붙이지는 않았는지 살펴야 합니다. 이 부분을 놓치게 되면 주변 아이들이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지는 경우가 생기게 됩니다. 교사에게 찾아올 시련은 덤입니다.
- 시너지를 고려해야 합니다. 따로따로 봐서는 정말 괜찮은 학생들인데, 함께 했을 때 나쁜 시너지를 내는 경우가 간혹 있습니다. 혹은 반대로 함께 했을 때 서로의 단점을 보완하는 긍정적인 시너지도 물론 있습니다. 이런 부분들을 함께 살펴서 배정을 합니다.
에이스?

교직 생활을 하다 보면 마주하게 되는 정말 고마운 학생들이 있습니다. 선생님들은 보통 그런 학생들을 ‘에이스’라고 부릅니다. 제 경험으로 비춰봤을 때, 큰 학교 기준 20명 내외의 학급에서 2~3명 정도의 학생들이 에이스라고 불릴만 합니다. 이 학생들은 거의 모든 분야에서 탁월한 능력치를 가지고 있습니다. 아래는 실제 제 기억에 가장 남는 학생의 이야기입니다.
공부를 매우 잘하는 학생으로, 영재교육원에서 별도의 교육을 받는 학생이었습니다. 그림 실력이 매우 좋아서 저의 경우 교실 뒤 게시판을 꾸미는 일을 그 학생에게 맡겼습니다. 중간놀이, 점심시간 등을 활용해서 제가 신경쓰지 않아도 될 만큼 아주 멋지게 꾸며주었습니다. 피아노를 매우 잘 쳐서 합창 대회 반주자를 했습니다. 운동을 매우 잘해서 학교 리그전을 우승시켰습니다. 친구들 중에서 키가 매우 큰 편이었으며, 얼굴도 참 예뻤습니다. 성품이 좋아 친구들에게 두루 인기가 좋았습니다. 다른 친구들이 모두 스마트폰을 들고 다닐 때, 그 친구는 손목시계형 키즈폰을 차고 다녔습니다. 통화를 할 때면 귀에 손목을 대고 통화하는 모습이 한편으로 웃기기도 했는데, 그런 것을 부끄러워 하지 않고 생활하는 모습이 참 예뻤습니다. 인기가 많다 보니 카톡을 할 수 없더라도 친구들이 전화로 연락을 합니다.
하루는 수학 수업 시간에 급한 업무가 생겨 제가 교무실로 내려가게 되었는데, 교실로 돌아와 보니 그 학생이 친구들을 가르치고 있더군요. 평소 아이들에게 인정받지 못하는 학생이었다면 아마도 소위 ‘나댄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텐데, 그 학생은 여기저기서 친구들이 도와달라고 부르고 있었습니다.
이런 동화속에나 존재할 법한 학생들이 실제 현실에 있습니다. 반 배정을 할 때는 이런 에이스들이 골고루 나눠질 수 있도록 합니다. 반의 전체적인 분위기와 교사가 없는 상황에서의 분쟁을 조정하는 고마운 역할을 합니다.
마치며
환자: 의사 선생님! 왜 제가 수술을 해야 합니까?
의사: 맹장이 터지셨어요. 당연히 수술을 하셔야 합니다.
환자: 저는 맹장 문제가 아닌 것 같은데요?
의사: 환자분! 제가 의사입니다. 확실히 확인 했습니다.
환자: 의사 선생님이 틀렸을 수도 있잖아요? 돌팔이세요?
글을 마치며 꼭 확실하게 해두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반 배정은 교사들의 고유 권한입니다. 그냥 툭 하고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여러 선생님들의 긴 고민과 수차례의 수정으로 만들어지는 것입니다. 간혹 주위를 보면 아이의 반 배정에 불만을 가지고 무리한 민원을 넣는 학부모님들이 계십니다. 물론 아이의 반 배정에 대해 의문을 가지고 의견을 피력하는 것은 당연히 할 수 있는 일입니다. 다만 모든 일은 상호 존중과 교육 전문가인 교사들의 의견을 듣는 것은 필수적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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